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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소리

딱 예상대로다.



여기가 어디냐..그래 용산이다.용팔이들의 소굴.나도 용팔이가 되어 1년여간 일을 했다.

사회생활중에 용산에서 일한 세월이 꽤 되는것 같은데 이제는 용산에 대해 어느정도의 생각이 정리가 되더라.


그래도 용산에 대해서 일반화 시키긴 좀 그러니까 내가 일했던곳에 대해서만 썰을 좀 풀어봐야겠다.

일단 내가 일한 이곳은 사원들에 대한 사장들(차장,실장 이름 붙힌 형제님들이시니 사장'들'이라고 해줘야겠다)은 사원들에 대한 마인드가 노예보다도 못한 스타크래프트에 나오는 일꾼 scv 대하듯 대해주신다.

길가다 인사를 해도 옆집 개가 짖나?하는 반응은 기본.식사시간에 겸상따위는 당연히 없다.

소통자체를 거부하는데,어떻게든 우리가 불만을 가득 품고 있어도 회사는 돌아가고,꼬우면 나가라 이거지.

왜?다시뽑으면 되니깐~



그나마 내가 일해왔던 사원들중에 가장 할 말 다하고 불만에 대해 건의도 하고,화도 가장 많이 내며 지내왔지만 희안하게도 마지막에 남아있던 일반직원은 나와 대리 한명 뿐이었다.나머지는 더러워서 나갔지.

암튼 뭐...나보다 힘들고 더럽고 치사한일 참으며 일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단언컨데,이 직장도 나름 좆같은 곳입니다'


남여 역차별은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과 뺨칠정도인데,쌔빠지게 몸으로 고생하는 우리직원에게 위로나 격려의 말따위는 절대로 하지 않지만 여직원에게는 뒤에서 찔러주는 사은품과,상품권,술접대 등등 아주 가관이다.뭐...여자가 좋긴 하겠지...그래 아주 이해가 안가는건 아닌데 티는 좀 덜나게 해주시지.


정말 그래도 내가 퇴직금은 받고 나갈 생각에 1년을 아득바득 꾸역꾸역 참았는데 1년이 되어가니까 예상했던 회유가 들어온다.





회사:퇴직금대신 실업급여 콜?대신 얼마 좀 챙겨 줄게.

나:줄려면 둘 다 주시지?농담이고 난 그냥 퇴직금 주삼.

회사:너 용산에 다시 올거 아님?

나:앞 일은 모르지만 가급적 용산은 죽어도 다시 오기는 싫음.근데 장담은 못하겠음.

회사:그럼 좋게 하고 나가 ㅇㅇ다음에 또 언제 볼지 모르니깐 ㅋㅋ

나:그게 뭔 소리?

회사:퇴직금 걍 싸게싸게 실업급여로 퉁 치랑께?

나:그거 사장 생각임?우리 사장님은 그런분 아니리라 생각함ㅋㅋ퇴직금가지고 일개 직원 상처줄 분 아니리라 믿음ㅇㅇ

회사:...


지랄 똥싸는 소리에 기도 안찼지만 일단 참았다.나갈때까지 최대한 편히 다니고 싶었거든.

아무튼 정말 퇴사선언을 한 뒤에 정말 힘들었다.눈치보이고 투명인간 취급하고...뭐 티는 안내려 노력했지만 정말 무척 힘들었다.

정말 간사한 뱀같은 인간 한명도 너무 싫었고...


"대진아 그만 둔다고?왜~고생 안하고 돈준다던 직장 있대냐?"


너무 훌륭하신 말씀에 감동 받아 나도 답을 해줬다.


"글쎄요~그건 잘 모르지만 돈만 보고 다니는 여기보단 어디건 더 낫겠죠"


이 훌륭하신 말씀을 하신 분이 항상 내 앞에선 회사 직원들을 그렇게나 한명한명 입에 담지도 못할 욕으로 씹어대고,

'너희에겐 내가 있다.나는 너희밖에 없다'라고 늘상 말씀 하신 뒤 느닷없이 우리 사원 두명을 내보내는데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하시기도 했다.


그래...뭐 이제는 더 볼일 없으니까...


아무튼 어느덧 이 직장을 관두고 보름이 지났다.

여지껏 퇴직금을 준 역사가 없다는곳이여서 내심 걱정을 꽤 했는데 그래도 6일날 돈달라고 문자로 닥달하니 딱 1달치 월급만큼 퇴직금을 줬다.

한시름 놓는 한편,고용노동부 홈페이지에 있는 퇴직금 계산과 현격하게 차이가 나서,다시 계산 좀 해달라고 문자를 보내니 가뿐하게 씹어주셨다.그래,그래야 우리 회사지^^

한번에 제대로 줄거란 생각은 하지도 않았어~


계속 문자로 닥달하면 나만 스트레스 받는지라 그냥 몇번씹길래 보름이 되는 오늘까지 참았다.

그리고 오늘 바로 노동부에 진정서를 냈지.회사에 퇴직급여계산서 내놓으라고.

돈달라는 민원도 안했다.

그냥 계산서 좀 달라고 해주삼!!!대신 계산서에 나와있는 돈과 차이가 나면 그 돈 다 뱉으라고 살짝 쓰긴 했지만...


사실 이렇게라도 퇴직금 받은것에 한시름 놓은 이유가,이 회사의 악명도 악명이지만 임금체불에 대해서 노동부가 해줄 수 있는 권한이 별로 없다는데에 있다.

안주면 경고때리고 계속 안주면 퇴직급여에 10퍼센트만 벌금으로 내면 땡이며,이 10퍼센트의 벌금도 기한이 널널한데다가 이 벌금을 회사 법인카드로 긁을 수도 있기 때문에 사악한 업주들에게는 버티면 장땡이라는 생각이 굳어지기가 쉽다.

나의 느낌은 이 윗분들이 사악한 포텐이 넘친다고 보니까 일단 못받아도 그만이긴 한데,지렁이가 어디까지 꿈틀대나 보여주고 싶다.잠시라도 나로인해 신경이 거슬리고 짜증이 난다고 하면 소기의 목적은 달성이란 뜻이다.

나도 마음 불편하고 약간 심장이 쫄깃하고 그러지만,그냥 나라도 이렇게 기존의 직원들이 마음속에만 품고 있었던 생각을 펼쳐보고 싶다.


항상 회사사람들을 뒤에서 하나하나 매일같이 욕하시던 분이 내가 그만 두기전에 이런 훈계를 했다.


"대진아,어딜가던 힘들어.그냥 뭐 다 참고사는거지 안그러냐?너 어디가면 지금처럼 맘편히 돈 짭짤하게 벌 수 있을거 같아?그냥 형처럼 살면 되지 뭐가 그렇게 힘들게 사냐?"


이렇게 말하기 3주전에 회사 다니기 힘들다고 무단결근 후에 사장들에게 사표(=뻥카)까지 냈던 사람이다.

그러면 시발 동병상련의 위로는 못하나마 저딴 말은 민망해서라도 꺼내지 말아야 하는거 아닌가?


그리고,왜 내가 그런 말을 들어야 되지?

본인이 남부럽지 않은 지위에 있나?모두에게,아니 단 한명에게라도 존경과 부러움을 사는 인물인가?

왜 어쩔수 없이 꾸역꾸역 박쥐노릇 해가며 직장에 붙어 있는 사람이 살아온 매뉴얼을 듣고 배워야 되냐고 내가 왜 시발..


이 사람 뿐만 아니라 이건 살아오면서 많이 느낀 부분이다.

본인도 행복하지 않게 잘 살지 못했으면서 결국 세상은 이러니까 자기처럼 참고 자기처럼 살랜다.

그럼 내가 존나 빡세게 그 말듣고 살아봐야 그인간 본성의 테두리안을 못벗어나지 않나?


휴...진짜 뻘소리 하긴 했다.

내가 요즘 좀 민감하긴 해서리...



아...주어는 없다.

용산은 넓고 사장은 많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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