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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임금 체불에 의한 고용노동부 방문 후기

전에 글에서도 끄적였듯 내가 일을 그만둔 상태기 때문에 퇴직금쪽 문제가 남아 있었다.

정말 정신적으로 극한으로 힘들었던 곳이었고 최소한의 보상이 퇴직금이라 생각했던지라 준비를 내 나름대로 착실히 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를 했다.

급여명세서에 나온 임금 액수대로 노동부에서 제공하는 퇴직금계산서로 계산도 했고,상여금이나 식대 등 급여 외에도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포함이 되는지 아닌지에 대한 답도 들었고(포함됨)뭐 회사에서 제대로 지급만 하면 이럴 필요도 없는것이지만 어느쪽에서건 반드시 나를 열받게 하리라는 예상이 들었고 역시나 실망을 시키지 않았다.

내가 받아야 하는 예상금액보다 꽤 적은 금액이 들어왔고,나 역시 정확히 계산이 됐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회사측에 의문을 제기함과 동시에 퇴직금 정산서를 요구했다.

하지만 자료요청에는 아랑곳 않고 그저 소득세에서 까다보니 퇴직금이 이정도 나왔다는 말을 했고,또 상여금에 대해서는

"명절에는 명절보너스라 하지 않았고 연말에는 연말 보너스라 말하지 않았으며 여름휴가 역시 여름휴가에 대한 돈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건 상여금이 아니다"라고 하셨다.항상 명절이나 연말,휴가전에 돈을 줬는데 나한테 이 돈을 '그냥'줬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직원수가 적어 힘들다고 징징대도 돈 아깝다고 없는 사원들을 개같이 부려먹던 그 회사가 나에게 아무 이유없이 '그냥'우연치 않게 명절이나 휴가전날 돈을 줬다고?

정말 존경해마지 않는 뻔뻔함과 괘변으로 무장된 말씀에 어이가 없어 더는 대꾸하지 않고 바로 고용노동부에 접속해 진정서를 넣었고 그러부터 보름정도 지난 5월30일 출석요청을 받고 노동부로 갔다.

나와 회사업주가 같이 참석하는 일정이었지만 당연하게도 업주는 나오지 않았다.뭐...예상은 했지.

감독관에게 챙겨온 급여이체내역과 급여명세서를 제출 하였고 감독관이 퇴직금 계산을 했으며,역시 내가 계산한 금액과 차이가 없었다.

출석을 하지 않은 업주에게 전화를 하니 바쁘다고 몇번 전화를 끊더니 나중에는 내가 자료를 요청한 적이 없다고 저녁까지 보내준다는 약속을 했는데 보내줬을지는 의문이다.감독관이 내가 일했던 날짜에 발생한 모든 급여명세서와 퇴직금정산서를 요청을 했고 이 자료가 오면 자료에 대한 진위여부를 제대로 조사한뒤 발생한 차액에 대해서 요청을 하는 과정이 되는거다.

노동부에서도 소득세에 대해서는 정확한 계산을 못한다고 했지만 소득세는 많이 나와봐야 10만원 미만이고,또한 상여금이 자기들이 말한대로 상여금으로 인정이 안될지라도 내가 받을 퇴직금이 더 남아있다는 결론이 나왔는데,어찌 나올지 기대가 되는바...

이걸로써 나는 더 이상 용산에서 일을 할 수가 없게 되었고,기왕 발을 들여놓은거 내 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을만큼 최대한 싸워 볼 생각이다.

사실 나는 '퇴직금'자체가 나올지 안나올지 걱정을 했기 때문에 (비록 덜 받았지만)퇴직금을 받고나서 무척 마음을 놓은 상태이고 기껏해야 수십만원 차이나는 돈,전자제품 하나 산 셈치고 안받아도 크게 아깝지는 않다.

하지만 퇴직금 주는게 아까워서 나에게 실업급여로 퉁치자는 말까지 했던 회사이고 직원들과의 소통을 공공연하게 매우 귀찮아하던 윗분께 이런식으로라도 강제적 소통을 해드리고 싶은 바이다.

돈이 없어서 허리띠는 졸라야 하지만 한달에 20번이 넘는 술자리는 괜찮고 일년에 한번씩 최고급 외제차 리스와 해외여행,골프질은 그저 업무의 연장이라 막써도 될까라는 의문이 생겨서 이놈의 퇴직금은 이렇게라도 따져봐야겠다는 각오가 생겼다.

조금이나마 나로인해서

"아 씨발새끼들 만만히 보면 안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 최소한의 보람이 생길듯


감독관께서 하시는 말씀이 용산에서 이런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이쪽 사장들은 직원보다 윗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에 곱게 해결되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승복도 못하거니와 승복끝에 체불된 임금을 주려고 해도 어떻게든 늦게 주는 방법을 문의하거나,그냥 끝까지 벌금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나 역시 곱게 돈 받을 생각은 안하고 있다.

그냥 세무서에 요청해서 자료 나한테 보내주고 남은 차액 입금해주면 서로 편할일을 끝까지 무시하고 안해준 회사거든.내가 그렇게 간곡히 요청을 여러번 했는데도 말이지.


나도 마음이 불편하다.그래도 나름 열심히 일했던 회사고,나쁜기억만 있는건 아닌데 서로 악감정 생기는 일을 하는게 아닌가...내가 그냥 참으면 되는거 아닌가하고 노동부 출석하러 가는길 내내 마음이 불편했는데,회사측 반응을 보니 역시 잘 선택했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굳어졌다.

최종적으로 근무환경과 회사환경 등등 자세한 질문을 나에게 했고,그걸 토대로 진술서를 작성했다.나중에 일이 크게 되면 검사에게 제출용으로 작성하는거라고 한다.

이곳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근로자의 편인듯한 느낌이고 근로자가 부담되고 불편하지 않게 차분히 말을 들어주고 해결해주시려는 모습에 감사함을 느꼈다.

생각보다 많은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고 대조하고 하느라 굉장히 힘들고 스트레스도 쌓였다.

역시 이래서 신고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구나..하는 느낌.


뭐...사명의식까지는 아니고 나로인해 이 회사의 개떡같은 처우가 억지로라도 나아지기를 빈다.


한번 간거 나도 끝까지 갈 생각이니까